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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부터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세상은 뿌옇게 잿빛으로 물들었다. 오래전부터 비염을 앓고 있어서 나는 유난스런 마스크를 훈장처럼 쓰고 다닌다. 흡사 다크나이트의 베인과도 같다.
약간 답답하지만 그래도 미세먼지를 걸러줄 생각을 하니 제법 괜찮다. 그래도 마스크를 벗으면 마스크 자국이 그대로 남으니 기분이 좋을리가 없다. 그래도 써야 한다. 미세먼지는 위험하니까. (위험하다고 믿는 나의 신념은 매우 강하니까)
미세먼지가 뭐길래 이리도 유난을 떨어야 하나. 사실 지금 내 주변의 대다수 사람들은 종잇쪼가리 마스크조차 쓰고 있지 않다. 미세먼지는 곧 건강의 적이라는 프레임을 나만 가지고 있는 건가? 밖에만 나오면 나는 건강염려증 쫄보가 되어버린다.
답답하고 자국남고 쫄보까지 쓰리콤보의 이 비극을 감수하고 서라도 계속 써야하나. 나의 이 신념을 만든 건 무엇인가. TV? 부모님? 책? 나 자신? 무엇이건 이미 비염환자라는 나의 맥락이 조금의 불꽃에도 장렬히 산화했으리라.
이미 내 몸은 타고 있다. 사람들이 꺼줄리는 없으니. 하늘에게 부탁이나 해야겠다. 내일은 부디 미세먼지가 없게 해주소서.'일상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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