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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IAT 특강 이야기 2/3] 존재 가치를 일깨우는 통합예술치료심리 단상 2019. 2. 23. 00:30
KIIAT(Korea Institute of Integrated Arts Therapy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인문학 아카데미 2019년 기획 특강에 첫번째 시간 <철학의 위대한 도약 - 통합예술치료> 이야기의 두 번째 포스팅이다.
예술현상의 작동 원리를 포스팅한 첫 번째 이야기 ([KIIAT 특강 이야기 1/3] 예술현상 작동 원리 'Bon Bien Beau')에 이어, 오늘은 존재 가치를 일깨우는 통합예술치료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홍지영 교수님께서 강의하신 내용 중 미학적 견지에서, 철학과 심리학과 통합예술치료간의 관계를 말씀해주신 대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철학'은
무엇이 아름다운가(아름다움인가)? → (What Question)
'심리학'은
왜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 (Why Question)
'통합예술치료'는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것 → (Not Question)
결국 이러한 맥락 안에서 통합예술치료는 철학, 심리학과는 다르게 '아름다움을 표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또 '표현예술치료'와 '통합예술치료'가 개념상 조금 다른 맥락인 것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표현예술치료는 말 그대로 '표현'에 방점이 찍여 있다면,
통합예술치료는 다양한 예술을 말 그대로 통합하여 다양한 역동을 이끌어내는 '시너지와 과정'에 방점이 찍혀있다.
굉장히 총제적이고 전인적이고 유기적인 인간관과 세계관이다. 매우 인상적이다. 다양한 예술 매체를 통해 종합적으로 그 과정 속에서 잠재된 에너지를 외부로 드러내어 존재를 인식(자기 존중, 자기 신뢰, 자기 확신)하고 내부의 감정을 치유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멋진일인가.
"통합예술치료에서 창작의 활동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예술작업을 통해 존재론적 만족감을 찾는 과정이다."
"통합예술치료의 목적은 모든 예술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아름다움을 통합하여 그 미적 발현이 하나로 모여 최상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 강의안 中
사실 나 역시 작년 이맘때만 해도 미술치료, 음악치료, 무용치료와 통합예술치료 간의 경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예술이라 함은 미술, 음악, 무용, 문학과 같은 장르를 총칭한 고유 명사 정도로 치부했던 것이다(지금에서야 하는 이야기지만, '통합예술치료'에게 참으로 미안하다).
실제로 미술치료의 예를 들어보면, 심리치료, 상담 현장에서 보조적인 툴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심리치료나 상담의 목표인 증상(트라우마, 아픔, 상처 등)에 집중할 수 있게 그 증상을 더 잘 드러나게 하고 인지하게 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 물론 언어적으로 쉬이 표현되지 않는 무의식의 증상을 드러냄에 있어 매우 유용한 접근이며 많은 사람들의 치료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는 '예술을 활용한 심리치료(상담)'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하지만 통합예술치료는 눈에 보이는(혹은 보이지 않아 찾아야만 하는) '증상'에 곧장 집중하여 파고들지 않는다. 증상이 아닌 '존재Presence/Being'를 바라본다. 이 존재가 존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을 도와주는 전문적이고 전인적인 과정이다. 이 표현의 과정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 가치, 가능성, 긍정의 빛을 발견하고 스스로 인식, 인정하도록 하여, 그 에너지가 원활하게 기능하고 표출되어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다.
결국 같은 치료Therapy라는 목적은 같지만 과정은 다르다.
나는 물론 정신분석학을 위시한 정신역동적 관점에 관심이 많고 공부 중이기도 하다. 프로이트적인 관점은 다분히 (생물학적) 결정론에 가까우며, 인간을 대단히 부정적이고, 제한적이고, 숙명적이고, 비극적으로 바라보게 될 개연성이 크다(실제로 정신분석학을 공부하다보면 마음이 다소 다크(?)해진다). 게슈탈트, 실존주의, 인본주의와 같은 접근을 통해 그 균형점을 찾고 있는데, 통합예술치료 역시 많은 연구거리를 안겨주는 듯 하다. 명리학 역시 또 다른 세계관과 인간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이론과 학문은 세계와 인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정의하느냐에서부터 시작한다.
나는 과연 어떤 관점을 지지하고 흡수하고 나의 시작점으로 삼을 것인가.
향후 나의 모습이 궁금하고 기대된다.
매우 흥미로운 새벽이다.
190223
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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