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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IAT 특강 이야기 1/3] 예술현상 작동 원리 'Bon Bien Beau'심리 단상 2019. 2. 22. 01:34
KIIAT(Korea Institute of Integrated Arts Therapy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인문학 아카데미 2019년 기획 특강에 다녀왔다. 총 5강으로 진행되는 특강으로 통합예술치료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통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 <철학의 위대한 도약 - 통합예술치료>를 수강하러 공덕역으로 향했다.
본 강의는 현재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원장이시자 한양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예술치료교육 및 상담 전공 교수님이신 홍지영 교수님이 이끌어가셨다. 나의 전임 교수님이자 학교 선배님이자 존경하는 치료사이기도 하다. 아직 썩 많이 뵌 것은 아니지만, 특유의 아우라와 진정성 그리고 존재의 깊이가 만남의 총량을 무색하게 만든다. 한 마디로 '멋'지시다. (궁금하신 분들은 이 링크를 보시길 ☞ <홍지영 원장, 상처받은 내면을 치유하는 통합예술치료의 선구자>, 위클리피플, 2017)
예술과, 철학 그리고 치료(혹은 상담, 심리, 코칭 등). 자칫 큰 담론으로 흐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너무나 생소하여 어지러울 정도의 개념이다. 혹은 생존이 코앞인 사람에겐 사치로 들릴 수도 있겠다. 누구에게 똑같이 개념의 무게가 같지 않을터. 어쨋든 위 키워드는 나의 전 생애에 걸쳐 우직하게 관통하는 키워드이자, 기억과 경험의 총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중요한 화두이다. 어찌보면 지금 상담심리학과 더불어 통합예술치료를 배우고 있는 내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고민하는 시간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지난 날의 처절한 고민과 괴로움과 외로움이 한풀 위로가 된다.
그렇게 시작된 강의는 약 한시간 반 가량 이어졌다. 인문치료humanities therapy라는 화두로 시작하여, 예술현상의 작동원리, 그리고 통합예술치료의 목표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이중자화상Double Self-Portrait을 그리는 실습 시간까지 쉼 없이 알차게 이어졌다. 이번 포스팅은 [예술현상의 작동 원리]에 대해 다룰 것이다.
얼핏 인문학과 치료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단어이지만 융합의 시대에 이 둘의 만남은 되려 썩 진보적이어 보인다. 오히려 드디어 만났어야 할 만남으로 느껴지는 건 왜일까. 어쨌든 인문학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문학, 역사학, 철학, 예술, 심리와 같은 영역이 치료적 효과를 낸다는 것은 이 인문학의 작동원리, 특히 예술의 작동 원리를 통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예술(현상)작동원리인 3B이론이 본 강의의 핵심이었다.
Bon → Bien → Beau ('봉-비엥-보'라고 읽더라)
의지 → 행동 → 작품
좋은 → 잘 → 아름다운 (*구글 프랑스어 번역 결과)
Good → Well → Beautiful (*파파고 프랑스어-영어 번역 결과)
Bon은 좋은Good의 뜻으로, '나(개인, 개성, 본능, 욕망, 내부)'와 '집단(사회, 공동체, 외부)'의 관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다. 조금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내부의 본능적인 미학적 가치 추구의 욕구가 사회와 공동체를 만나 긴장상태를 느끼는 속에서, 내적인 만족감과 사회적 이상화 사이의 감각을 통해, 소속감과 자기 돌봄의 좋은Good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소속감 안에서 나의 정체성을 '결정하고', 사회 통상적인 관념안에서의 안정적인 모방을 통한 '동일한 것'과 나만의 고유한 개성을 통한 '다른 것'사이의 균형과 조화의 안정적 관계를 이룬 말 그대로 쾌적하고 미학적인 좋은 상태를 말한다.
Bien은 잘Well의 뜻으로, Bon을 바탕으로 행동하고 작업을 이행하는 (창조) '과정'을 말한다. '내가 원하는 것(개성, 선호, 욕망, 본능 등)'과 '할 수 있는 것(의도, 사회적 형식과 기능, 관습의 허용치 등)' 사이에서 균형과 통합을 이루어 '스타일Style'로 잘 만들어내는 일련의 단계, 프로세스를 살피는 것이다.
Beau는 아름다운Beautiful의 뜻으로, 앞의 두 과정을 거쳐 완성된 예술작품, 창작물을 뜻한다. 사회적 기능을 따를 수 있는 지성을 통해 관계적으로 연결된 [형식]과 나만의 감수성이 담긴 차이가 담긴 [내용]이 서로 균형을 이룬 마지막 최종 결과물이다.
다시 예술현상의 작동 원리를 정리하면, Bon(의지), Bien(행동), Beau(작품) 사이의 유기적인 시너지를 통해 발생하는 것이라 하겠다. 일방적인 방향성에서 상호유기적 방향성으로 이해해야 한다.
[Bon(의지) → Bien(행동) → Beau(작품)]
에서
[Bon(의지) ↔ Bien(행동) ↔ Beau(작품)]
으로
정리하자면, 여기서 핵심은 내면의 본능만(자기 만족)이 (미학적) 만족감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보통 예술이나 표현이라 하면, 개인의 관념과 독특한 창조성의 에너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결국 사회적 기능, 조직에서의 소속감,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적절한 긴장감과 균형감을 의식하며 공유될 때, 진정한 의미의 만족과 자존감 그리고 예술이 탄생한다.
이 지점이 나에게 가장 취약하고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나만의 만족으로 소극적인 좋은 상태를 근근히 지켜오고 있었다. 남에게 무시할까, 비판받을 까 혹은 외면당할까 두려워 과감하게 외부와 관계 맺기를 시도하지 안을 것이다. 그렇기에 수 많은 책을 탐닉하면서도 그 잘난 독후감, 포스팅을 남기지 않았다. 나만 즐거우면 됐지 뭣하러 사람들한테 보여주며 시간을 낭비하냐는 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 궁극적 의미의 만족감과 미적 성취감이 채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내부의 비판자를 잠재우고 이제 이렇게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세상에 나의 브랜드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일취월장을 하였는가. 셀프 토닥토닥을 일단 해주면서, 앞으로 사회 속에서, 사람들 속에서 보다 형식미를 갖추면서도 나의 색이 투영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많이 선뵈어야 겠다.
190222
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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