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 명리 이론이 현대인에게 얼마나 맞을까?일상 단상 2019. 1. 24. 00:45
고전 명리 이론이 '현대인'에게 얼마나 맞을까?
요즘 가장 고민하고 있는 주제가 바로 '명리의 현대적 적용'입니다. '명리의 현대적 적용'이라..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특히 명리라는 학문이 자연의 한 치의 오차 없는 운행을 상징화 해놓은 것이기에, 현대에도 자연스레 적용되니,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이면 그만인 것인지가 자꾸 머릿속에 멤돕니다.
원래 기존의 있는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을 싫어하는 습성이 있기도 하지만, 뭔가 합리적으로 혹은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았을때, 기존 고전 명리 이론을 아무일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이 되려 공부하고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잘하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더 논리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접근 혹은 설명이라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살 수 있을텐데 말이죠.
물론 자연 운행은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해가 지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오지 말라고 해도 기어코 자기 모습을 드러내며 알리죠. 바다는 늘 넘실대며,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새싹은 돋아나서 여름이면 진한 푸른 잎이 되고 꽃이 됩니다. 적어도 제가 살아도 30여년간 이 패턴은 변함이 없었고 그 동안 공부를 해온 기억에 의하면 과거에도 그랬었고, 아마 (지구가 멸망하거나, 환경오염이 너무 심각해지지 않는이상) 미래에도 계속되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명리가 태동한 시절과 지금 현대의 시대적 배경은 달라도 너무나 다릅니다. 근대화 이후 산업혁명을 지나 과학과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흔히 말하는 도시 문명이 융성하게 되는데, 그 이전의 농경사회와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현격한 차이가 납니다. 어느 시대적 배경이 더 앞서고 좋다는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라기 보다, 이렇게 시대적 배경이 상황에서 사는 사람이 과연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보자면, 농경사회에서는 중요한 것이 '자연'을 잘 살피는 것입니다.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사람이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자연종속적인 구조'인 것이죠. 해가 뜨면 일을 하고, 해가 지면 집에 들어와야 하고, 비가 오면 일을 쉬고, 해가 좋으면 일을 합니다. 멀리 이동할 수 있는 운송수단이 있는 것도, 미디어가 있어서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지식과 지혜를 확장하는 일도 어렵죠. 그러니 자연스레 자연의 움직임에 대한 이해와 직관이 커질 수 밖에 없고, 이를 연구하는 학문이 발전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어떻습니까. 기본적으로 전기가 발명되면서, 낮과 밤의 경계가 사라집니다. 낮에도 일을하고 해가 져도 도로와 건물 안은 여전히 해가 떠 있습니다(물론 자연의 해와는 질적인 차이가 있지만요). 이런 현대인들에게 낮과 밤의 엄격한 구분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건물은 늘 쾌적하게 환경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운송, 저장기술의 발달로 원하는 곳, 원하는 정보는 언제 어디든 쉽게 닿을 수 있습니다. 이제 자연이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개인의 의지가 절대적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자연의 리듬에 따라 낮에 대부분 활동을 하고 밤에 잠을자고 하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자연의 영향력이 지배적인 예전에 비해 이것을 얼마든지 극복하고 메꿀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이렇게 되면, 명리의 절대적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해석의 범위가 축소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다양한 현대인의 욕망의 양상에 맞게 해석의 범위가 늘어나는 것일까요? 이도 아니라면, 원래 자연의 이치는 변함이 없으니 과거의 인간이든 현재의 인간이든 미래의 인간이든 변함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일까요?
저도 아직 정리가 안되어 늘 화두로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지금 견해는 큰 틀에서 자연의 영향을 받는 인간이라는 한계를 미루어볼 때, 명리의 기존 관점이 적용은 되지만, 많은 부분(특히 신강신약론, 신살론 등) 부정적으로 해석되었거나 정답이라고 알고 있는 부분은 수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수정주의 현대명리학'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렇게 오늘도 마음 속 화두를 품고 잠에 듭니다.
진설
'일상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 (0) 2019.02.20 '게슈탈트Gestalt'와 '명리' (0) 2019.01.30 명리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현대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0) 2019.01.23 명리상담, '명리'인가 '사람'인가? (0) 2019.01.17 정말 오랜만에 컴백 (0) 2018.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