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 단상

아들러의 '열등감' 개념으로 본 명리

진설 2019. 4. 23. 00:30

오들도 어김없이 상담 및 심리치료 이론을 공부 중이다. 계속 보면서 느끼는 것은 다양한 학자와 이론들이 서로 사용하는 개념과 언어는 다르지만, 비슷한 방향성을 갖고 한 지점으로 모아지는 부분도 많다는 것이다. 이는 동양적 관점으로 사유하는 명리학이나 기타 철학과 만날 때도 서로 친하게 만나는 지점이 있으리라 본다. 그래서 더더욱 이 둘을 균형 있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오늘은 특히 정신역동 이론 중에서도 『미움받을 용기』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아들러Alfred W. Adler의 이론이 유독 재밌게 느껴지던 중 올라오는 통찰을 잠시 남기려 한다.

아들러의 이론은 심리학적으로 '개인심리학 individual psychology)'이라고 부르는데, 상담과 심리치료적으로 접근할 때 특히 열등감의 극복과 공동체 감각(사회적 관심)을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목적론적이고 전인적 hlistic 관점의 이론이다. 같은 정신역동적 관점이라고는 하지만, 생물학적이고 결과론적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는 다르게 매우 인간 냄새 풀풀(?) 진동하는 이론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Alfred W. Adler ⓒ goodle image

 

여하간 이 아들러 이론의 핵심 중 하나가 열등감(콤플렉스complex)이다. 아들러는 열등감을 심리적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우선적인 원인으로 본다. 흔히 열등감이라고 하면 '열패감과 같이 뭔가 하등하고 숨겨야 하는 그 무엇'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들러는 열등감을 부정적으로만 여기지 않았다. 즉, 열등감을 인간 보편의 정상적인 현상으로 보고, 얼마든지 극복하고 보상하는 노력으로 말미암아 자기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았다.

아들러는 이 열등감을 일으키는 3가지 근원으로 어린 아동이 경험하는 '기관 열등감(organ inferiority)', '과잉보호(spoiling)', '양육태만(neglect)'를 꼽았다. 자기 신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부모의 부적절한 양육 방식에 따라 열등감이 생겨나고, 이를 극복하고 보상하기 위한 노력을 하며 인간은 발전하는 것이다. 이를 혹시 명리적으로 바라보면 어떤 접합점이 있을까?



명리 구조에서는 절대 완벽한 구조란 나올 수 없다. 기본적으로 오행이라는 다섯 가지 기호가 공평하게 갖춰지기 위해선, 총 5의 배수로 구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하는데, 명리는 사주팔자로 총 여덟 글자만이 배치될 수 있다. 이는 그 아무리 어떻게 배치된다 한들 완벽한 균형이나 조건을 갖추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물론 다섯 개의 오행을 다 갖출 수는 있지만 그런 상황에도 어느 한 오행의 숫자는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딘가 모자란 오행은 에너지가 덜 배치되는 것이고, 자연스레 약점 지능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처럼 오행이 불균형이 일어나는 때는 몇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무존재 오행, 고립 오행, 충극을 심하게 당한 오행, 합화 되어 성질을 잃는 오행, 공망 오행, 투간 투출 통근이 원활치 않은 오행 등이 있을 수 있겠다.

이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는

  • 1. 추구하지 않는 경우, 아예 관심이 없는 경우
  • 2. 되려 부족하니 더 추구하게 되는 경우
  • 3. 추구는 하지만 잘 안 풀린다고 인식하게 되는 경우
  • 4. 능력이 닿지 않지만 어설프게 외부의 영향을 받아 소망만 하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는데, 모두 '열등감'으로 남을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아들러가 말한 열등감 조성 기준들에 부합하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개념인 '인지 열등감, 감정 열등감' 등의 '정신적인 열등감'으로 개념을 주창해 볼 수 있지 않을까(이것은 더 연구해볼 문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부족하거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오행에 대해서 대부분의 철학관, 역술원, 사주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해당 오행은 포기하거나 중요도를 낮게 설정하여 자원을 낭비하거나 아예 잃을 수도 있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정신적 열등감이 생길 수 있는 경우임을 가정하고 추론해서, 되려 아들러식의 발상대로, 부족한 오행은 반대로 더 건전하게 보상하고 극복하여 더 빛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격려하고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진정한 상담자이자 멘토이자 코치의 모습이 아닐까?

 

늦은 밤 또 생각에 잠겨 주저리주저리 글을 남겨본다.. 

그럼 다시 공부하러..

 

190422

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