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008_조셉 캠벨, <신화의 힘>
진설
2019. 3. 5. 00:30
부서진 질그릇 부스러기가
문화인류학의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듯이
‘신화 따위‘의 잔재가
우리의 믿음이라는 내면적 체계의 벽에 줄지어 있다는 점이다.
-조셉
캠벨,
「신화의
힘」-
미국의 신화종교학자이자 비교신화학자인 조셉 캠벨Joseph Campbell의 대표저작인 <신화의 힘 THE POWER OF MYTH>의 한 구절이다.
사실, 나는 종교도 신화와도 거리가 먼 사람이다. 문학적 이야기에 흠뻑 도취되지 못하는 성미 때문이기도 하고, 그다지 삶에서 종교적 혹은 신화적 이야기가 필요한 순간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를 하고, 사색을 하고, 특히 인간 영혼과 마음에 대한 근원을 파고들어가다 보니 마주하게 되는 것이, 종교와 신화 그리고 예술이다.
뼛속까지 근대적 교육과정을 밟아온 과학적이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내가 신화와 종교, 예술을 다르게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어쩌면, 마음 속 무언가가 그만 기술과 자본과 과학의 매끄러움에서 빠져나와, 거친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외치는 속삭임을 알아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박물관에 박제된 결과로서의 예술을 넘어, 일상 경험으로서의 예술의 진가를 찾아나서 듯, 오래된 종이 위에 새겨진 글자와 그림으로서의 신화를 넘어, 일상의 인식과 경험의 근저를 흐르는 보편적 원리로서의 신화를 만나길 기대해본다.
190305
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