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_칼G.융,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006_칼G.융,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차라리 엄격한 과학을 포기하고
학자의 옷을 벗어 던져
자신의 연구에 작별을 고한 뒤,
담대하게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갖은 고초를 겪는 편이 나을 것이다.
-칼 G 융,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본 책은 정신역동적 접근, 심층심리학, 분석심리학으로 대표되는 칼 구스타프 융의 초기 저작이다.
융은 정신을 다루는 실험심리학적, 정신의학적 접근을 비판하며,
"환자가 정말로 치료받아야 하는 곳은, 우리가 감히 약물의 영역에 포함시키지 못하는 정신에, 그 고도로 복잡하고 고귀한 활동들이 일어나는 심혼에 있었다. 이 경우 의사는 심리학자가 되어 인간의 영혼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위의 책 20-21p)"라고 위의 책에서 언급한다.
과학적 심리학을 근간으로 하는 현 대학 교육과정의 심리학은 실험, 계량, 측정 등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보다 객관적인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데 적합한 접근이지만, 융은 가장 핵심적 심리 과정을 통찰하는데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실험심리학은 "인간의 정신적 삶이 지닌 무한한 다양성과 역동성을 무시하다시피 하기 떄문에, 전체를 하나로 통합해주는 포괄적 개념 없이 고립된 세부 지식만 무수히 양산해난다. 따라서 인간 영혼의 비밀을 알고자 하는 자는 실험심리학에서 거의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다. (위의 책 21p)"라고 말하며, 오늘의 문장에서 언급한 그 부분을 언급한다.
"차라리 엄격한 과학을 포기하고 학자의 옷을 벗어 던져 자신의 연구에 작별을 고한 뒤, 담대하게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갖은 고초를 겪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리고 부연한다.
"무시무시한 수용소와 정신병원, 황량하고 외진 선술집과 매음굴, 도박장, 호사스러운 거실, 증권거래소, 사회주의자들의 모임, 기묘한 종교 분파의 부흥회 등을 경험하면서 사랑과 증오를 비롯한 온갖 종류의 고통을 직접 겪어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아마도 조그만 교과서에서보다 훨씬 풍부한 지식을 안고 돌아올 것이고, 그렇게 무장한 그는 이제 환자들에게 진정한 의사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인간의 영혼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위의 책 21p)
과학적 접근의 실험심리학이 주는 유용함은 자명해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 정신을 측정가능한 행동의 실험을 통해 복잡하고 주관적이고 추상적인면을 구체적이고 검증가능하고 명징한 이론으로 정리해 나가는 것은 서구 근대적인 업적이다. 그러나 과연 이것만으로 인간을 모두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이 모호한 것은 무시해야 하는 것일까?
차라리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물론 막장 콘텐츠는 제외하고, 아니 막장 콘텐츠에도 인간의 파괴된 영혼의 모습이 보일 수 있겠으니 굳이 뺴지 않겠다). 직간접적으로 인간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온몸으로 수용하는 것이 실험심리학에서 주지 못하는 깊은 인간 이해의 한 부분을 메꾸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책 안에서만, 이론과 개념으로만 인간을 섣불리 판단하고 재단하는 일은 조심해야겠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명심해야 할 일이다.
진설
190216 토요일 새벽에..